유럽의 해상풍력에너지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 호른씨 원(Hornsea One) ⓒ Ørsted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월 5일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인 8.2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최대 해상풍력단지인 영국의 ‘호른씨 원(Hornsea One)’ 설비용량인 1.12GW보다 일곱 배 큰 규모다.

이날 신안군 임자2대교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원 투자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2030년까지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48조원을 투자해 해상풍력 물류 거점과 풍력 설비 제조단지 등을 형성하고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재 해상풍력발전의 선두주자는 유럽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전세계 해상풍력발전의 42%를 생산하고 있으며,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따라 그 규모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1. 유럽 풍력에너지 현황

“해상풍력에너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유럽의  기술적, 그리고 산업적 리더십의 역사다.“

1991년 덴마크 남쪽 해안에 세계 최초의 해상풍력 단지가 설립됐을 당시 기록에 있는 문구다. 유럽은 첫삽을 떴던 그때부터 해상풍력발전을 계속 확장하면서, 세계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생산 가능한 풍력에너지는 총 220GW. 유럽연합 국가의 전력 15% 이상이 풍력발전으로 생산됐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가장 앞서고 있는데 총 61GW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스페인(26GW), 영국(24GW)이 뒤를 잇는다. 2019년에 신규 설치된 풍력발전 규모는 15.4GW, 이 중 육상풍력이 11.7GW, 해상풍력은 3.6GW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2393MW(16%), 스페인 2319MW(15%), 독일이 2189MW(14%) 순으로 풍력발전 신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상풍력만 놓고 보면 영국이 압도적이다. 2020년 유럽의 해상풍력단지 설비용량의 42%가 영국 해역에 설치되어 있으며, 독일 31%, 네덜란드 10%, 벨기에 9%, 덴마크 7% 순이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에 해상풍력단지 40곳에 터빈 2294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설비 용량은 10.4GW에 이른다. 독일에는 29개 해상풍력단지, 1501 개 터빈에서 7.6GW를 생산한다.

유럽의 풍력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30만 여명으로 추산되며, 향후 10년 안에 45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유럽 내 설치된 터빈이20년에서 30년 이상 노후되어 이를 교체하는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2.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단지: 호른씨 원(Hornsea One)

세계 해상풍력단지 규모 Top10 중 8곳이 영국 해안에 있다. 이중 ‘호른씨 원(Hornsea One) ‘은 발전량 1.2GW로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단지로 꼽힌다.

호른씨는 덴마크 에너지기업인 오스테트(Ørsted)와 인프라 투자전문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lobal Infrastructure Partners)가 합작한 조인트벤처 프로젝트다. 요크셔 해안에서 120km 떨어진 북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설비 면적은 총 407제곱미터에 이른다. 2018년 첫 하부구조물을 설치한 후 2019년 10월 마지막 설비가 설치되어 건설에만 총 20개월이 걸렸다. 호른씨 원 단지에는 개당 발전량 7MW인 지멘스 가메사의 풍력발전기(WEA) 174개가 설치되어 있다.

오스테드는 ‘호른씨 투(Hornsea 2)’와 ‘호른씨 쓰리(Hornsea 3)’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호른씨 투 해상풍력단지는 면적 462제곱미터, 발전기 165대, 1.4 GW규모로 조성된다. 호른씨 쓰리는 2022년부터 2025년 건설 예정으로 최대 2400MW 규모로  300대의 발전기가 설치될 계획이다.

호른씨 해상풍력단지는 해안 도시 그림스비(Grimsby)에 위치한 허브에서 관리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350명. ‘호른씨 원’ 건설 기간 동안은 3000명이 투입됐다. 덴마크 기업과 글로벌 투자사의 프로젝트지만 영국은 국내 공급망과 지역경제를 성장시키는데 주력했다. 발전소 운영 및 건설 분야에 수많은 지역기업이 참여했으며, 지역 건설사였던 홉슨앤포터(Hobson& Porter)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소 운영 및 유지보수 회사로 거듭났다.

3. 유럽 풍력 터빈 제조사

■ 베스타스(Vestas Wind Systems A/S)

덴마크 기업인 베스타스는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기 제조사다. 터빈 디자인 및 설계부터 제조, 설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풍력 터빈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다. 83개국에 132 GW 이상의 풍력 터빈이 설치되어 있다. 직원은 2만9000여명.

https://www.vestas.com/

■ 지멘스 가메사 리뉴어블 에너지(Siemens Gamesa Renewable Energy)

스페인 바스크에서 세계 랭킹 4위 규모로 운영되던 가메사를 2017년 지멘스가 인수합병하면서 세계적인 해상풍력분야 기술 선도 기업으로 거듭났다.  75개국에 107GW 이상의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해상풍력뿐만 아니라 육상풍력 솔루션도 제공한다. 약 2만6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39개국에 50개 이상의 영업사무소를 두고 있다.

https://www.siemensgamesa.com/en-int

■ 노르덱스 SE(Nordex SE)

독일 기업 노르덱스 SE는 주로 육상풍력 발전기를 개발, 제조, 운영, 관리한다.  독일은 물론 스페인,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도 등에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직원은 8400여명, 32개국 이상에 지사를 두고 있다.

https://www.nordex-online.com/en/

4. 유럽 해상 풍력에너지 전망

유럽연합이 지난 2020년 11월 발행한  ‘EU 해상재생에너지 전략(EU Strategy on Offshore Renewable Energy)’을 통해 유럽의 해상풍력발전 계획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줄이고 2050년까지 기후중립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해와 발트해, 대서양, 남쪽의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유럽 해역의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최소 60GW, 파도 및 조력 등을 활용한 해양에너지 1GW 규모를 신규 설치할 계획이며, 205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300GW, 해양발전 40GW 등 해상에너지 확장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규 해상풍력단지 구축에 7890억 유로를 투자하며, 동시에 일자리 6만2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해상풍력발전 투자는 민간뿐만 아니라 팬데믹 재건을 위해 형성한 국가 재정을 포함 공공재정도 함께 투입되어야 한다고 EU는 보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 설비 제조부터 연안 인프라 개발까지 해상풍력단지의  전체 밸류체인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중국과 인도가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EU의 선도적인 역할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재생에너지는 원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인 목표 아래 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또한 해역을 활용한 에너지 발전은 필수적이다. 특히 전남의 해상풍력 잠재량은 12.4GW, 국내 전체 33.2GW의 37.3%로 추정된다. 신안 해상풍력단지 조성으로 한국의 해상풍력 저변을 확대하는데 전남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라남도유럽사무소(info@j-europe.eu)에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