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독일 북부지역 그린수소 이니셔티브HY-5 ⓒJan Oelker
독일 북부 지역은 독일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가장 많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지역 시민들의 지지가 높아 독일 수소 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니더작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메클렌부르크포포메른, 함부르크, 브레멘은 2020년말 독일 북부지역을 유럽 녹색수소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수소연맹 ‘HY-5‘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계기로 그린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공급, 활용까지 에너지 가치사슬을 전환하고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전방위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 북부 수소경제의 중심지, 함부르크
함부르크는 항구, 산업, 물류 및 항공 교통의 탈탄소화 및 경쟁력 높은 녹색수소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수소 클러스터(Wasserstoff-Clusterstruktur)를 구축했다. 함부르크에 이미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클러스터(EEHH)를 활용한다. 2010년 50개 회원사가 함께 설립한 EEHH는 현재 재생에너지, 에너지 공급, 관련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약 200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다. EEHH는 올 상반기까지 수소 클러스터 업무 구조와 내용을 마련하고 녹색수소의 가치사슬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지역 내에서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함부르크 항구에 있는 무어부르크(Moorburg) 석탄화력발전소를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수소 분해 발전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도시 전반의 수소 경제를 확장하는 다양한 실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함부르크그린수소허브 (Hamburg Green Hydrogen Hub)
함부르크의 대표적인 석탄화력발전소인 무어부르크 발전소가 수소 발전소로 변모한다. 함부르크 난방공사와 셸(Shell), 바텐팔(Vattenfall), 미츠비시중공업 등 4개 기업은 무어부르크 발전소를 풍력 및 태양력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발전소로 전환하고 그 일대에 수소 관련 시설을 구축하는 ‘그린수소 허브‘ 프로젝트 협약을 맺었다.
가스발전소였던 무어부르크 발전소는 2015년 독일 전기회사 바텐팔이 인수한 이후 화석발전소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38만 볼트 송전망과 함부르크시의 11만 볼트 송전망과 연결되어 있으며, 해상 선박이 발전소에 바로 정박할 수 있어 항만시설을 터미널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함부르크가스공사 또한 10년 내 항만에 수소네트워크를 건설할 예정이며 이에 필요한 배전망 작업이 이미 진행중이다.

무어부르크 발전소 부근에는 녹색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그린수소허브가 완성되면 수소 생산 및 저장, 공급, 배전 및 실제 활용까지 한 곳에서 가치사슬 전반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함부르크시 환경·기후·에너지·농업경제담당관이자 난방공사 감독위원장인 옌스 케르스탄(Jens Kerstan)은 “이곳에는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큰 지렛대가 있다“ 며 “수소 미래를 향한 신호탄은 이미 발사됐다. 함부르크는 이곳에서 앞서나갈 것이다. 함부르크시는 이를 지지하며 공기업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부르크수소연합(Wasserstoffverbund Hamburg)
앞서 소개한 그린수소허브와 함부르크 기업 12개가 추가로 맺은 수소연합이다. 그린수소허브를 이루고 있는 4개 기업, 여기에 에어버스(Airbus),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함부르크 가스공사(Gasnetz Hamburg), 그린플러그(GreenPlug), 함부르크 항만 물류기업(HHLA), 함부르크 항만청, 해상관광회사(HADAG), 함부르크도시청소공사(Stadtreinigung Hamburg) 등 12개 기업이 힘을 합쳤다.
이로써 함부르크 주요 경제·산업 인프라를 구성하는 기업 16개가 수소경제 구축에 나서고, 재생전기 및 수소생산 시설, 인프라와 공급, 중공업 및 도로, 철도, 수도, 항공 교통이 모두 연결된 총합적인 접근과 전환을 가능케 한다. 이들은 항구 지역을 중심으로 9개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경제를 달성할 계획이다.
[함부르크 수소연합의 9개 프로젝트 및 프로젝트 주체]
- 그린수소허브 (Green Energie Hub)-그린수소허브
- 함부르크 수소산업 네트워크 (HH-WIN)-함부르크 가스공사
- 수소 물류 어플리케이션 및 배전 (Hydrogen Logistics Applications & Distribution, H2LOAD)- HHLA
- 수소 항만 어플리케이션 (Hydrogen Port Applications, HyPA)-함부르크 항만청
- 폐기물에서 수소로 (Waste to Hydrogen for Hamburg)-함부르크 청소공사
- 인프라와 항공기제작을 위한 수소 (Wasserstoff für die Infrastruktur und Produktion der Luftfahrt in Norddeutschland, WIPLiN)-에어버스
- 녹색 철강을 제조 (H2 für Hamburg, H2H)-아르셀로미탈
- 탄소제로 바지선 (H2 Schubboot, H2SB) – 그린플러그
- 수소하이브리드를 이용한 선박제조 (H2HADAG)-해상관광회사
독일 연방정부의 ‘에너지전환 리빙랩‘ 선정 프로젝트
독일연방정부는 2019년 에너지전환 및 기후보호, 일자리 분야에서 수소 기술의 잠재성을 평가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2019년 수소경제 전환을 위한 리빙랩(현실실험)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했다. 각 주정부가 기업, 연구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에서 수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했으며, 독일 전역 20개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북부 독일 지역에서는 ‘북부독일 리빙랩‘과 ‘베스트퀴스테 100‘ 프로젝트가 선정되어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 북부독일 리빙랩(Norddeutsches Reallabor – Living Lab Northern Germany)
함부르크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메클렌부르크 포포메른주 등 독일남부 지역의 주정부 3곳이 함께 기획한 프로젝다. 한 도시를 넘어서 인접한 지역이 다같이 수소경제 전환에 기여하고 해당 지역의 모든 삶의 분야, 경제 분야에서 탈탄소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 버스, 트럭 등 모빌리티 분야와 산업 및 열에너지 분야에 활용하는 솔루션을 테스트한다. 프로젝트 주체가 광범위한 만큼 전 지역에서 50개 이상의 기업, 연구소, 정책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랜 기획 및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14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26년까지 연방정부 재정 5,200만 유로를 포함해 총 3억2,500만 유로가 투입된다.
■ 베스트퀴스테 100 (WestKüste 100)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Heide)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그린수소경제 프로젝트로서부 해안 풍력 시설을 활용한 수소에너지 생산 및 공급 솔루션을 개발한다. 하이데 지역난방공사와 홀심(Holcim Germany), OGE, 오스테스(Ørsted), 튀센크룹(thyssenkrupp), 베스트퀴스테 응용과학대학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해상 풍력 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며, 기존에 있는 천연가스 공급망을 활용해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열은 다시 지역난방 및 산업 공단에 활용한다. 프로젝트 기간은 지난해 8월부터 2025년까지며 지원 규모는 총 3,000만 유로다.

북부 유럽 수소 물류 프로젝트
도로 운송 물류 분야에서 수소경제를 구축하려면 수소차 개발뿐만 아니라 이동경로에 안정적인 충전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북부 유럽 지역의 주요 도시가 협력해 수소 충전소와 대형 수소차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 ’String Hydrogen corridor’를 발족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말뫼,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연결된 도로에 수소 충전소 12개를 설치하고 이 도로를 오가는 대형 수소차 최소 570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적인 경쟁은 이미 시작됐고, 독일은 수년 간의 기획, 개발 과정을 거쳐 현실 응용을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그 중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 인프라가 탄탄한 북부 독일이 가장 선두에 나서고 있다. 북부 독일의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주요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맥락이 있다. 단기적이고 근시안적 프로젝트가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 경제 인프라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다. 지역 전체의 경제 구조 인프라를 뒤집는 일은 엄청난 투자를 요구하지만, 수소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뒤쳐졌을 때 필요한 비용에 비할 바는 아니다. 독일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끄려는 야심을 가지고 수소 경제의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인접 지역과의 협력도 빼놓지 않는다. 수소경제를 독립적으로 운용하면서 글로벌 물류의 측면까지 미리 아우르는 야심찬 전략이다.
*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라남도유럽사무소(info@j-europe.eu)에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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