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산업 농업 스페인 유럽

스페인 오렌지 농장의 크라우드 파밍

과일 판매가가 점점 낮아지면서 과수 농가들의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재배 비용을 충당할 만큼의 수입도 되지 않아 농장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스페인의 오렌지 농가에서 특히 심각한 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브리엘(Gabriel)과 곤잘로 우르쿨로(Gonzalo Urculo) 형제가 개발한 크라우드 파밍이 주목받고 있다.

방식은 이렇다. 고객이 매년 비용을 지불하고 오렌이 나무 한 그루를 입양한다. 이후  이 나무에서 수확한 오렌지를 받을 수 있다. 농업인과 최종 소비자 사이에 중간자가 개입하지 않으며 농가는 고객에게 직접 수확물을 배송한다.  

우르쿨로 형제는 2011년 조부가 운영하던 스페인 오렌지 농장을 물려받고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을 받고 친구와 가족의 지원을 받아 일을 시작했으며, 오렌지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 ‘나랑하 델 카르멘(Naranjas del Carmen) ‘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스페인어로 ‘카르멘의 오렌지’라는 뜻이다.

이들은 오렌지 농장 운영 4년 후인 2015년 크라우드파밍 콘셉트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꿀 생산에도 크라우드파밍 방식을 적용했다. 양봉업자 친구의 도움으로 벌집을 얻어 오렌지 꽃잎꿀을 생산, 판매했다. 그해에만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벌집을 입양했고, 벌의 개체수는 1,200만 마리로 증가했다.

2018년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오렌지 나무 1만 800그루가 모두 입양 완료됐다.  크라우드 방식은 상당히 인기가 좋아서 이들 형제는 입양을 원하는 사람에게 주변의 오렌지 농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은 크라우드 파밍을 함께 운영할 새로운 오렌지 농가를 찾고 있다. 지금은 오렌지 나무와 벌통뿐만 아니라 올리브 나무도 입양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고 싶은 소비자는 농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나무 한 그루를 예약하고, 나무에 원하는 이름도 지어준다. 현재는 모든 나무가 이미 예약되었기 때문에 빈 자리가 생기면 연락을 받을 수 있다. 나무를 입양한 소비자는 이후 나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증명서를 다운로드 받거나, 이를 제 3자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이들은 매년 나무 사진을 찍어 고객들이 나무의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1년에 나무 한 그루 당 입양 비용은 80유로이며 2년 째부터는 유지 비용으로 매년 60유로를 지불한다. 이 비용은 나무 나이와는 상관없이 나무 전 생애를 통틀어 동일하다. 오렌지 나무 한 그루당 매년 오렌지 80킬로미터를 얻을 수 있다. 오렌지는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나눠서 배송된다. 80킬로미터가 너무 많다면 나무 반 그루만 입양할 수도 있다. 반 그루를 입양하면 매년 오렌지 40킬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입양비는 40유로, 유지 비용은 매년 25유로다. 수확된 오렌지의 배송비용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으며, 독일의 경우 5kg 13유로, 10kg 20유로, 25kg에 25유로다. 농장에서 직접 오렌지를 픽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나무를 입양한 첫 해에 자신의 나무에서 오렌지가 열리지 않아도 다른 나무의 오렌지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나무에서 자란 오렌지가 충분히 크지 않다면 다른 나무로부터 수확물을 더 챙겨갈 수 있다. 오렌지 나무의 경우 수명이 보통 25년인데, 그 전에 나무가 병들어 죽게 되는 경우에는 같은 수종, 같은 나이의 나무로 다시 입양받을 수 있다.

한 해 오렌지 80kg을 모두 소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부 수량을 다음해에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한 해에 80kg 이상 오렌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다. 이는 수확량에 따라 달려있다. 소비자들은 미리 일정을 예약하고 본인이 입양한 나무를 직접 보러 농장을 방문할 수 있다.

우르쿨로 형제는 2017년 자신들의 크라우드 파밍을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크라우드 파밍(Crowd-Farming)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했다. 그들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두고 유럽과 미국에 ‘크라우드 파밍’ 상표를 등록했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콜롬비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크라우드 파밍을 위한 협업 농장을 두고 있다.

크라우드 파밍에 참여를 원하는 농가들은 프로젝트에 신청하고, 트라우드 파밍  웹사이트(www.crowdfarming.com)에 크라우드 농장으로 등록된다.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농장 리스트를 살펴보고, 원하는 농작물 개체를 입양할 수 있다. 나무 한 그루, 동물, 혹은 정원 일부분을 대여할 수도 있다. 2020년 2월 기준 56개 농장이 등록되어 있으며 참여 소비자는 4만6586명에 이른다.

크라우드 파밍에 참여하는 모든 프로젝트 정보, 농장과 수확물, 가격 등은 모두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소규모 농부, 청년 농부, 유기농 농부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로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다.

농업인 입장에서 크라우드 파밍의 장점은 확실한 수요를 파악하고 미리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잉여 농산물을 최소화하거나 거의 없앨 수 있다. 또한 확실한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직원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크라우드 파밍 비용을 농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며, 수확물을 원가도 나오지 않는 덤핑 가격으로 유통업자에게 넘길 필요가 없어진다.  

크라우드 파밍 프로젝트는 농가뿐만 아니라 환경과 소비자에게도 좋은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부는 얼마나 많은 농산물이 필요한지 알고 잉여 생산물을 만들지 않아 보관 비용을 아끼고, 소비자 직배송 시스템으로 물류 비용을 절감한다. 이 과정은 결국 환경 영향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소비자는 자신이 소비하는 농산물이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히 알고, 살충제 사용 유무 등 일련의 재배 과정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라남도유럽사무소(info@j-europe.eu)에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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